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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 괴수 장르의 부활 (크리처물, 새장르, 트렌드)

by 블링블랑 2025. 3. 28.

경성 크리처 관련 사진

최근 K-드라마의 장르 확장이 눈에 띄게 넓어지는 가운데, ‘경성크리처’는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물었던 괴수물이라는 장르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입니다. 역사적 배경과 SF적 상상력, 공포와 액션을 결합한 이 드라마는 괴수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경성크리처’가 어떻게 한국형 크리처물의 부활을 이끌었는지, 장르적 특성과 트렌드로서의 가능성을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괴수물 장르, 한국 드라마의 금기에서 주류로

괴수물은 그동안 한국에서는 드라마보다 영화에서 주로 시도되었던 장르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처럼 큰 파장을 일으킨 작품도 있었지만, TV드라마에서 괴수나 초자연적 존재를 전면에 내세운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그 이유는 괴수물 특성상 CG 기술과 제작비가 높고, 현실적인 서사와 거리가 멀다는 인식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성크리처'는 이 금기를 과감하게 깨며 괴수물을 메인 장르로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괴물이 등장하는 것을 넘어서, 괴수의 존재 자체가 시대적 공포와 억압의 은유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일제강점기인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군국주의, 생체실험, 인간 실험 등 어두운 역사적 사실을 괴수 서사로 녹여냅니다. 괴수는 단순한 SF적 존재가 아닌, 당시 인간이 인간에게 가했던 잔혹함을 형상화한 존재입니다. 즉,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인간의 실험과 욕망이 만들어낸 산물이라는 설정은 이 드라마를 단순한 장르물이 아닌,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끌어올립니다.

장르 혼합의 미학: 괴수, 역사, 스릴러의 결합

‘경성크리처’가 기존 괴수물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지점은 단지 ‘괴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괴물이 등장하는 배경과 장르적 결합 방식입니다. 이 작품은 괴수물에 역사 드라마와 스릴러, 액션, 멜로까지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며 복합 장르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일제강점기라는 배경은 단순한 시대 설정이 아닙니다. 작품 내에서 괴수는 일본 군국주의의 생체실험 결과로 등장하며, 인간의 탐욕과 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이는 단순히 ‘공포’를 위한 소재가 아니라, 당시 시대의 비극을 상징하는 메타포로 기능합니다.

여기에 주인공인 장태상과 윤채옥의 관계는 무겁고 어두운 배경 속에서도 인간적인 감정과 희망을 지켜나가는 축이 되어줍니다. 괴수로 인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와 희생이 부각되며, 감정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또한, 이 드라마는 '괴수'라는 소재에 집중하면서도 스릴러적 전개와 미스터리 요소를 풍부하게 담고 있어 회차마다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비밀 병원 '온성병원'의 정체, 채옥의 과거, 괴수의 진화 등은 시청자의 추리심리를 자극하며, 다음 회차를 기다리게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K-크리처물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경성크리처’의 등장은 단지 한 편의 인기작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이 보여준 새로운 크리처물 포맷은 한국 콘텐츠 산업 전반에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우선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동시 방영되면서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서구의 괴수물과는 다른 감성,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정서가 결합된 '경성크리처'는 낯설지만 신선한 콘텐츠로 평가받으며, K-장르물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시즌2가 예고되어 있는 점은, 이 장르가 일회성 시도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세계관 구축과 IP 확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뿐만 아니라, ‘경성크리처’의 성공은 타 제작사나 플랫폼에서도 유사한 장르 시도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좀비물, 오컬트물 등 비주류 장르의 흐름 속에서 ‘경성크리처’는 괴수물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성공적으로 추가하며 장르 다변화의 흐름을 선도했습니다.

‘경성크리처’는 괴수물이란 장르의 한국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입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역사, 인간의 어두운 본성, 그리고 괴수라는 존재의 상징성을 결합해 단순한 공포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와 감정을 전달하는 서사를 완성했습니다. 이 작품은 K-드라마의 장르적 스펙트럼을 한층 넓히며, 앞으로도 ‘한국형 크리처물’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괴수물의 부활, 그 시작은 바로 ‘경성크리처’였습니다.